저희 둘째 아이는 생후 3~4개월쯤부터 손을 입에 자주 넣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기저귀를 갈다 보니 변 속에서 머리카락이 뭉쳐 나온 걸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죠. 걱정도 많았고 당황스러웠지만, 같은 상황을 겪고 계신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희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정리해 봤어요.
아기가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이유와 대처 방법
아기가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원인
아이의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요. 아기가 머리카락을 뽑아서 먹는 행동은 의외로 흔히 보고되는 이상 행동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이를 ‘트리코틸로마니아(trichotillomania)’나 ‘이식증(pica)’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해요. 저희 아이의 경우도 아래와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 정서적 불안정: 생후 3개월 이후부터는 이앓이가 심해지고, 아기의 청각과 시각이 발달하면서 주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죠. 낯선 소리나 새로운 환경 등 여러 이유로 아기가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감각 자극에 대한 욕구: 입으로 무언가를 탐색하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머리카락을 씹는 것으로 감각적 만족을 느낀 것 같아요.
- 철분 등 미량영양소 결핍: 소아과 상담 결과, 철분 수치가 낮게 나왔어요.
- 단순한 습관: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되었지만 반복되면서 습관이 된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겪은 우리 아이의 변화 과정
문제 행동 인지와 초기 대응
처음에는 저희도 아이가 머리카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그러다 기저귀를 갈던 중, 아기 변 속에 머리카락이 뭉쳐 있는 걸 보고 나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죠. 그 후로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니,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아 입에 넣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놀란 마음에 “안 돼!” 하고 큰소리로 제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반응이 오히려 아이에게 더 강한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기적 특성과 정서적 원인
아기의 행동이 걱정되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후 3~6개월 사이에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입에 가져가며 세상을 탐색하는 시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 시기에는 장난감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 옷,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더라고요. 특히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자기 자극 행동의 일환으로 머리카락을 뽑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저희 아이도 머리를 만지다가 머리카락을 뜯고, 자연스럽게 그걸 입에 넣게 된 것이었죠. 알고 보니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발달과 정서가 함께 얽힌 행동이었던 거예요.
관심 전환 및 놀이 대체
머리카락을 뽑는 행동을 억지로 막기보다는, 손을 계속 움직이며 집중할 수 있는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촉감 놀이와 손놀이 중심 활동을 실천했답니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클레이로 주무르기 놀이, 실리콘 감각볼을 손으로 굴리며 감각을 자극시켜 주고 손가락 인형극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주었습니다. 또한 잠들기 전에는 머리카락을 뽑지 못하도록 손 싸개를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손이 바쁜 환경을 만들어주면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더라고요.

꾸준한 대화와 안정감 제공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었어요. 하루에 여러 번 “엄마는 우리 아기가 너무 소중해”라는 따뜻한 말을 건네며,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했죠. 또한, 규칙적인 일과와 꾸준한 스킨십을 실천했어요. 잠자기 전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거나, 낮잠 전에는 안고 책을 읽어주는 식으로 일상을 반복하면서 안정감을 심어줬답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자 2~3개월이 지나면서 머리카락을 먹는 행동이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거의 사라졌어요. 그리고 이앓이 증상으로 입에 무언가를 넣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는, 손 대신 치발기를 쥐여주어 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아이가 머리카락을 먹을 때 꼭 확인해야 할 것들
비슷한 문제를 겪는 부모님들을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봤어요.
- 행동이 반복되는 시간과 장소를 기록해 보기
- 최근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 요인 점검
- 아이의 식습관 및 영양 상태 확인
- 아이의 감각 자극 요구 수준 파악
- 머리카락 삼킨 이후 변비, 구토 등 증상 여부 확인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아이의 행동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대응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요.
아기가 머리카락을 먹는 행동, 그냥 두면 생길 수 있는 위험
아이가 머리카락을 먹는 행동은 단순한 습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요. 특히 반복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다음과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소화 장애 및 장폐색 위험: 머리카락은 위장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삼키면 위장에 쌓이거나 장을 막아 소아 장폐색이나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어요.
- 정서 발달 지연: 스트레스나 불안에 대한 자기 위안 행동으로 굳어질 경우, 향후 강박적 습관이나 정서 발달 문제로 연결될 수 있어요.
- 자존감 및 자신감 저하: 아이 입장에서 반복적인 제지와 부정적 반응은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한다는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어, 자존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러한 이유로, 단순히 "안 돼!" 하고 그치기보다는 원인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가 제안하는 아기 이상행동 대응법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칼럼에 따르면, 유아기의 이상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제재보다는 원인을 파악하고,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건강한 대체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저희 역시 처음에는 놀라서 단호하게 제지했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대응 방식을 바꿨어요. 그 결과, 점차 아이의 불안이 줄어들고 문제 행동도 자연스럽게 완화되었답니다.
아기가 머리를 뽑아서 입에 들고 갈 때, 부모들의 궁금증 (FAQ)
- Q1. 아기가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것은 병인가요?
A1. 경우에 따라 트리코틸로마니아나 이식증일 수 있으며,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경우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 Q2.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2. 관심 전환 놀이, 영양 보충, 정서적 안정 제공 등이 효과적입니다. - Q3. 철분이 부족하면 이런 행동을 하나요?
A3. 네, 철분 및 아연 결핍이 이식증 행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 Q4. 이런 행동은 나중에 없어지나요?
A4. 대부분은 아이의 발달과 함께 사라지지만, 심화되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관찰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 Q5. 다른 아이들도 이런 행동을 하나요?
A5. 드물지는 않아요.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환경 변화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처럼 아이가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행동이 나타났을 때 너무 놀라지 마세요. 아이의 행동은 엄마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어요.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천천히, 그리고 따뜻하게 다가가 보세요. 그 시간만큼 아이도 조금씩 달라질 거예요. 우리 모두 조금 서툴 수 있지만, 그 서툶 속에서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진심이니까요.